'비현실적인 상황'
간혹은, 아니 자주
나는 내가 이 거대한 우주 속에 티끌조차 못 된다는 사실 앞에서 철저하게 작아진다.
물속에 뿌리를 내린 수생식물에 대해 부러움이 잠시 생겨나던 속 시끄럽던 여름 한낮에..
내가 티끌도 아니어서 아무것도 아니어서 무엇도 되지 않아서
그렇게 될 필요가 없어서
부딪히며 애쓰지 않아도 바람으로 햇빛으로 살 수 있지 않을까
세상의 잣대와는 상관없이 살 수 있지 않을까
그 식물들처럼 그렇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작가노트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