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LLERY
MARE
OH KWAN JIN
비움과 채움
홍익대학교 동양학과 졸업
개인전 32회 및 다수의 국내외 그룹전
작품 소장: 오쿠라호텔(마카오),프랑스 한국문화원, 국립현대미술관, SK그룹,동양제철화학그룹(OCI),파라다이스호텔그룹, 국회의사당, 삼성생명, 아모레퍼시픽, 한국인삼공사, 호주 RMIT 대학교, 싱가폴 SOTA국제학교, 경기도박물관,마재성지본당,한원미술관,수원대학교 등
Art Story
오관진은 청화백자운룡문호, 막사발, 달 항아리, 분청사기와 같이 솔직하고 덤덤한 우리 땅의 정서가 배어 있는 도자기들을 주제로 한다. 그의 작품에 있어 소재의 친근함과 높은 인식력은 낯섦을 적게 하고 시각적 불편함을 희석시킨다.
그는 도자기에서 뿜어내는 생명력에 귀를 기울인다. 그래서 그의 화면은 도자 자체의 질감과 아름다움을 사진을 재현한 듯 탁월한 묘사력으로 도자의 형태와 질감, 숨 쉬는 마음, 그것을 감상하는 자의 역사 속에서 부유하는 시선까지도 끌어안고 있다. 회화이면서도 반 부조(浮彫)이고, 극사실적이면서도 초현실주의적이며, 실경이지만 관념적이기까지 한 그의 작품은 한지로 바탕을 만들고 조각하듯이 날카로운 칼로 환부를 도려내듯 바탕을 비워 간결하고 선명한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돌가루와 안료를 혼합하여 자기(磁器)의 매끈한 형태를 올린다. 상감 기법을 사용하여 태토와 유약과 나무가 뜨거움 속에서 한바탕 어우러져 만들어낸 자신의 균열을 막사발에도, 달 항아리에도, 분청사기에도 섬세하게, 집요하리만큼 성실하게 채워 나간다. 오관진은 이번 전시를 통해 도자기가 뿜어내는 생명력에 집중하고 도자기 자체의 아름다움을 그가 표현하고자 하는 모든 것들을 사진으로 재현한 듯한 탁월한 묘사력으로 그 형태와 질감까지 설명하고 있다. 그는 균형이 빗나간 달항아리, 불길이 스쳐지나간 막사발의 검은 흔적, 불을 향한 숙명적인 대항의 결과인 작은 균열까지 극사실적으로 표현함과 동시에 그 속에서 매화가 자라나고 체리가 뒹구는 화면 밖의 또 다른 초현실적인 세계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오관진 작가는 한국화에서 새로운 표현어법을 구사하고 있다. 동양적인 화면 바탕을 붓으로 그려내는 행위가 아니라 정교하고 도자기의 아름다운 오브제를 통해 고집스럽게 회화와 조각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다. 꽉 차 있으면서도 비어있음을 표현하는 작가의 작품은 옛 정취와 현대적 감각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동양화와 서양화의 경계를 넘나들며, 새로운 회화영역을 연출하는 오관진 작가의 작품은 비움과 채움이라는 주제로 달 항아리의 신비로움을 극사실적으로 표현하여 아름다운 초현실의 세계를 작품에 옮겨 시선을 머무르게 한다.